통장을 보며 한숨 쉬었던 날
몇 년 전, 통장을 열어봤을 때 잔고를 보고 한숨을 쉬었던 기억이 난다. 월급은 꼬박꼬박 들어오는데, 돈이 모이지 않았다. 친구들은 저축도 하고 투자도 한다는데, 나는 늘 빠듯하게 생활하고 있었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
사실 돈을 모으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의 차이는 소득이 아니라 소비 습관에서 나온다. 같은 돈을 벌어도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결과는 극명하게 달라진다. 그런데 문제는 습관이라는 게 하루아침에 바뀌지 않는다는 것. 하지만 한 달 동안 단계적으로 실천한다면 누구나 소비 습관을 개선할 수 있다.
과거의 나처럼 통장을 보며 답답함을 느꼈다면, 지금부터 소개할 방법들을 따라 해보자. 무조건 아껴야 한다는 강박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돈을 모으는 흐름을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소비 습관을 파악하는 것부터 시작했다.
나는 소비 습관을 바꾸기 위해 가장 먼저 가계부를 쓰기 시작했다. 그 전에는 대충 머릿속으로 ‘이 정도면 괜찮겠지’라고 생각했지만, 막상 숫자로 정리해보니 전혀 아니었다. 작은 지출이 쌓여 엄청난 금액이 나가고 있었다.
커피 한 잔, 배달 음식, 충동구매, 대중교통 대신 택시 이용. 어쩌다 한 번씩이라 생각했던 소비들이 모여 내 잔고를 갉아먹고 있었다.
내 소비 습관을 객관적으로 들여다보니, 문제를 해결할 방법이 보였다. 돈을 어디에 쓰고 있는지를 명확히 파악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했다. 카드 명세서를 정리하고, 소비 패턴을 분석하면서 내가 꼭 필요한 곳과 그렇지 않은 곳을 구분했다.
그리고 불필요한 소비를 줄이기 위해 한 가지 원칙을 세웠다. 무조건 줄이는 것이 아니라, 더 좋은 대안을 찾는 것.
소비를 대체할 방법을 찾아야 했다.
배달 음식을 줄이는 대신 직접 요리를 해보기로 했다. 처음엔 귀찮았지만, 일주일이 지나니 음식 값을 아끼는 것뿐만 아니라 건강도 좋아지는 걸 느꼈다.
‘귀찮아서’ 배달을 시켰던 예전과 달리, 요리를 시작하면서 내가 먹는 음식에 대한 관심도 커졌고, 불필요한 외식 비용도 자연스럽게 줄었다. 마트에서 장을 볼 때도 한 번 더 생각하고, 필요한 재료만 구입하는 습관이 생겼다.
쇼핑 습관도 마찬가지였다. 예전에는 세일이라는 단어만 보면 무조건 샀다. ‘이건 나중에 필요할 수도 있어’라는 핑계를 대면서 말이다. 하지만 한 달 동안은 세일이든 아니든 꼭 필요한 것인지 세 번 고민한 후에야 결제 버튼을 눌렀다. 이상하게도 사고 싶은 물건이 줄어들었다. 그렇게 고민을 거치고 나면, 대부분 ‘굳이 안 사도 되겠다’는 결론이 나왔다.
돈을 덜 쓰면서도 만족할 수 있는 방법
소비를 줄이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어떻게 하면 돈을 덜 쓰면서도 같은 만족을 얻을 수 있을까?' 를 고민해야 했다.
쇼핑 대신 독서나 운동을 선택하고, 비싼 카페 대신 공원에서 시간을 보내는 방법을 찾았다. 충동 구매를 줄이기 위해 위시리스트에 담아둔 후, 3일 뒤에 다시 고민해보기로 했다.
이전에는 무료로 할 수 있는 것들은 별로 관심이 가지 않았지만, 새로운 취미를 찾아가면서 소비를 줄이는 것이 더 이상 힘든 일이 아니었다. 오히려 이렇게 바꾼 생활이 더 만족스러웠다. 그리고 무엇보다, 돈을 아낀다는 스트레스가 아니라, 돈을 더 효율적으로 쓴다는 기분이 들었다.
한 달 뒤, 내 통장은 변해 있었다
한 달이 지나고 다시 통장을 확인했을 때, 변화가 확실히 보였다. 같은 월급을 받으면서도 돈이 모이는 속도가 달라졌다.
예전에는 저축이 어렵다고만 생각했지만, 사실 습관만 바꾸면 충분히 가능하다는 걸 직접 경험했다. 소비 습관은 한 번 바꾼다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계속 유지해야 하는 것이니까. 그래서 한 달 동안 바꾼 소비 습관을 꾸준히 이어가기 위해 가계부를 쓰는 습관도 유지하고 있다.
그리고 한 달에 한 번은 지출을 점검하면서 내가 다시 과소비를 하고 있지는 않은지 체크한다.
소비 습관을 바꾼 후 깨달은 점
돈을 모으는 사람들은 무조건 아끼는 것이 아니라, 돈을 쓸 곳과 안 쓸 곳을 명확히 구분한다는 걸 깨달았다. 할인이라고 해서 무조건 좋은 소비는 아니었고, 필요한 것만 사는 습관이 결국 더 큰 차이를 만들었다. 신용카드 혜택과 포인트 적립을 적극 활용하면서도, 정말 필요한 경우가 아니라면 신용카드를 쉽게 사용하지 않기로 했다. 지출을 줄이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같은 돈으로 더 큰 만족을 얻을 수 있는지를 고민하는 것이 중요했다.
소비 습관은 습관일 뿐, 바꿀 수 있다. 그리고 그것이 인생의 많은 부분을 변화시킬 수도 있다. 예전에는 돈을 쓰는 것이 삶의 즐거움이라고 생각했지만, 이제는 돈을 잘 쓰는 것이 더 큰 만족을 준다는 걸 깨닫게 되었다.
오늘부터 시작해보자
이 글을 읽고 ‘좋은 방법이네’라고 생각하는 것과, 실제로 실천하는 것은 전혀 다르다. 나도 처음엔 바뀌기 어려울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단 한 가지라도 실천하면서 작은 변화를 경험하면, 한 달 뒤에는 통장이 달라진다.
오늘부터 시작해보자. 지금까지와 다른 소비 습관을 만들고, 한 달 후 스스로의 변화를 확인해보는 건 어떨까?